2019.11.1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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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와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무척이나 괴로운시간을 보냈던 때였습니다.

어쩐지 가족, 가까운 친구들에게는 힘든말들을 나누면 저를 걱정하는 마음들이 더욱 무거워 쉽사리 나눌 수 없었습니다.

혼자서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다가 참을 수없는 틈 사이로 토해내는 것 마냥 "난 이렇게 고민해요! 힘들어요!" 외치듯 hi there에 써내려 갔습니다.

며칠 후 마음친구의 답변이 도착했습니다.

장문의 한글자 한글자 진심이 담긴 글들, 또래가 답변해주는 공감의 말들...

이미 고민에 대한 저 나름의 답을 정했던 터라 그저 글을 적었던 것만으로도 해소가 되었었지만

마음 친구의 답장을 보곤 해소에서 나아가 빗물로 어질러진 흙을 손으로 꾹꾹 눌러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음친구의 답변은 더 힘내라, 그것보단 이게 좋지 않겠냐 같은 충고가 아니었습니다.

흔들리는 시선에서도, 아니 그렇기에 볼 수 있는 것들을 잊지않도록 해주고

이런 갈래도 존재한다는 것을 차분하고 다정하게 안내해줄 뿐이었습니다.

도움을 주어야한단 압박이 없는 오롯한 공감이, 서로가 만난적 없었지만 아주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런 느낌은 제가 이미 정한 답에 힘을 보태주었고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서로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의 배경을 모른채, 고민 그 자체로 만나 고민을 읽고 답해준 이 과정이 혼란스러운 청년들의 마음을 깊이 위로해줄 수 있는 소중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됩니다

이제 저는 살포시 다져진 흙사이로 새 싹을 틔울 준비를 하려합니다.

싹을 틔울 수 있는 힘을 준 마음친구와 청년의 마음부터 헤아리고 다독여야한다는 마음으로 온라인 고민상담소를 만들고 가꾸고 계신 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