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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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상담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2019년 1기 집단상담 참가자로서, 미래에 그룹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를 망설이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 글을 씁니다.

애초에 저는 심리상담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던 터라,

일대일 상담도 생소했던 터에 그룹 상담이라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고민들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적잖이 우려스러운 일로서 다가왔고,

모집 공고를 보고부터 신청을 결심하기까지 상당히 망설여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경험들로부터 조기에 환부를 치료하지 않으면 덧나서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데 몹시 공감했던 바,

약간의 고민 끝에 부담과 망설임을 떨쳐버리는 데 성공하고,

지난 7월경 다소간 긴장과 기대에 찬 마음으로 첫 상담에 참석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의 기대는 충분 이상으로 충족되었다고 말할 수 있고, 그 이상의 소득까지 얻어간 것 같습니다.

첫 만남에는 서로 다소 어색한 느낌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내 사연을 '말하고' 또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자 해서 모인 분들이셨던 만큼,

차분한 분위기 속에 어느새 흉금을 허물고 할 말 못할 말 안 가리고 솔직하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여덟 차례의 만남이라는 시간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금방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타인의 얼굴을 가진 나, 나의 모습을 한 타인과 나눴던 대화의 끝에는,

겉으론 별로 안 변한 듯하면서도 어느새 훌쩍 마음이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후기를 쓰면서 마지막 모임으로부터 몇 달이 지나서 다시 한번 그 순간들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집합 장소였던 무중력지대에서 나눴던 많은 대화들이 생각나지만,

그 주제들에 대해 여기 일일이 하나하나씩 언급하는 것은

단언코 저를 위해서도(;;), 아니면 필요 이상으로 길고 두서 없는 후기를 읽게 될 여러분을 위해서도 적절치 않을 것입니다.

상담 중간중간에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것은 나 스스로 안고 있는 고민들은 내가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에 좌우된다는 관점이었습니다.

특정 상황에 반응하는 내 모습, 어떤 경우들에 내가 '선택'하는 반응들을 돌아보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온갖 외투와 장식을 벗겨낸 있는 그대로의 나와 마주하는 경험과 훈련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시간에 8주간의 지난 회기들을 돌아보는 소회에서,

다수의 참여자 여러분으로부터 '나 혼자만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만일 나를 한숨 짓게 만드는 '어떤 문제'가 절대로 나 혼자만이 경험하지 않는,

어쩔 수 없이 모든 사람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면, 과연 그것을 '문제'라고 부르는 편이 옳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미래에 참가를 앞둔 여러 분들께. ㅡ 무거운 부담은 내려놓고, 수줍음, 불안, 불확실함, 애매모호함,

이외에도 뭐든 나를 잘 나타낼 수 있는 것만 가져가시면 됩니다. ㅡ 그렇게 하면 나머지는 모두 알아서 잘 풀릴 겁니다.

상담은 우리 모두의 불완전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애써 나를 꾸미고 감추지 않아도 괜찮은 흔치 않은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2019년에 성북구 동소문동에서 상담을 주관하시던 그룹 리더 M선생님과 코리더 K선생님의 (그때는 깨닫지 못한) 여러 노고에 이 자리를 빌어서 늦게나마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 주시길.

그리고 옆자리에 앉은 동료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에 자극을 받아서 다른 이 또한 예상치 않던 '고백의 연쇄'가 발생하는 진기한 체험을 겪어 보시길.

마지막으로 나에게 지금 이 순간 정말 필요한 것을, 내 옆에 있는 동료와 자기 자신으로부터 배워 얻어 가시길 기원하며 부족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