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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_서울청년칼럼 #4] 견뎌내는 삶에서 원하는 삶으로 : 청년들을 믿고 응원하며

2022-05-23
조회수 1349

※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는 다양한 영역에서 청년과 맞닿아있는 분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2022_서울청년칼럼 을 통해 전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2_서울청년칼럼 #4] 견뎌내는 삶에서 원하는 삶으로 : 청년들을 믿고 응원하며  


- 배정희,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0년 말 발표된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의 비전은 ‘원하는 삶을 사는 청년, 청년이 만들어가는 미래’이다. 벌써 2021년과 2022년 두 해의 시행계획이 발표되어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다양한 청년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계획의 비전이 여전히 마음 속 한 켠에 불편하게 남아있는 이유는 비전의 첫 구절인 ‘원하는 삶을 사는 청년’이 무엇인지, 청년들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가 여전히 모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 국가 정책의 비전이 되어야 할 정도로 많은 청년들이 현재 ‘원하지 않는 삶’을 견뎌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 매우 슬퍼지기도 한다.


2020년 국내 20대 청년 사망자 2명 중 1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는 우리 사회 청년들이 삶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느끼는지 생생히 보여주는 가슴 아픈 지표이다. 이 세상에 과연 누가 행복하고 싶지 않을까? 누구나 행복하고 싶고,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한 번의 인생을 잘 살고 싶다. 누구나 마음 속 어딘가에 ‘내가 원하는 행복한 삶’에 대한 작은 소망들을 품고 산다. 그러나 어떤 청년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생각할 여력 자체가 없기도 하다. 원하는 삶의 목표가 있는 청년도 때로는 그 꿈을 부모와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상처받기도 한다. 어떤 청년은 열심히 노력해 소중한 결실을 얻기도 하지만, 주변의 누군가와 비교하면 그것이 보잘 것 없이 느껴져 한없이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청년 부채규모, 청년 자살율, 청년 실업률 등 암울한 양적 지표의 이면에는 각자의 삶에서 조금 더 행복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들의 생생한 삶이 있다. 많은 기성세대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청년들을 걱정하고 있지만, 사실 이 세상 모든 청년들은 매일 자신만의 고통을 견뎌내며 자신들의 항로를 개척하고 있다. 심지어 모두가 그 방향은 아니라고 비웃더라도, 때로는 휘몰아치는 폭풍우를 만나더라도, 꿋꿋하게 매일 조금씩 노를 저어 끝내 자신만의 낙원에 도착해 세상에 당당히 나서는 용기 있는 수 많은 청년들이 지금도 어딘가에서 항해 중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과 조건 속에서 때로는 이해받지 못하고 좌절하더라도 자신만의 낙원을 향해 용기있게 항로를 개척하는 과정이고, 마침내 그 낙원에 도달하는 일일 것이다.

 

어쩌면 청년정책의 수나 예산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년들의 곁에 있는 부모, 이웃, 그리고 우리 사회가 청년들을 대하는 자세이다. 자신만의 낙원을 향해 매일 노를 젓는 청년들을 우리 사회가 진심으로 믿고 응원해 주었는가? 어쩌면 사실은 기성세대들이 ‘이곳이 낙원이야’ 라며 청년들을 원하지도 않은 특급열차에 태워 원하지 않는 목적지에 그저 빨리 도달하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행복한 이는 사실 청년이 아니라 특급열차의 주인과 목적지의 주인일 것이다. 청년이 자유롭게 자신의 소망들을 펼쳐내길, 넘어져도 한번 더 용기 내어 자신의 길을 꿋꿋이 개척해 나가주길 응원한다. 그리고 어쩌면 길고 험난한 그 항해를 진심으로 따뜻하게 응원해 주고 바라봐 주는 것이 우리 사회이고 청년정책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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