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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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다른 청년들이

청년 시기를 지나며,

당연히 불안할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너무 걱정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민은 해도 되지만

걱정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을 지닌 청춘. 청춘이라면 화려한 파티를 즐기고 걱정 없이 일단 무엇이든 저질러봐야 할 것만 같지만, 사실 미세먼지 가득한 봄날처럼 우리 현실의 청춘은 고민과 불안을 가득 안고 있습니다.

자신을 노래 부르고 만드는 사람이라 소개하는 임세모 님의 음악은 마치 오춘기를 겪듯, 드넓은 미래 앞에서 막연함을 느끼고 있는 청춘들에게 “나도 그렇더라! 우리 같이 힘내보자!”라는 공감의 인사를 전합니다. 갑작스러운 더위가 찾아온 어느 초여름, 화려한 필터로 세상을 보기보단 유쾌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것을 선택한 싱어송라이터 임세모 님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모, 청년 임세모입니다

Q. 싱어송라이터시면서 동시에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으신데요.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셨고, 유튜버로까지 나아가게 되셨나요?

음악은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러니까 제 기억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대여섯 살,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학교도 자연스럽게 음악 쪽으로 진학하게 되었고요. 그렇게 음악을 전공한 뒤 졸업하니 꾸준히 앨범 발매도 하면서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지속하게 된 거 같아요. 음악을 지속하는 것 자체는 당연하지 않지만, 당연스럽게 시작하고 계속하게 되었달까요.

유튜브는 제가 원래는 굉장히 부끄러움이 많아서, 처음에는 ‘내가 무슨 유튜브야…’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열심히 앨범을 발매하고 나니 소속사 없이는 저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없더라고요. 누가 불러주는 것도 아니고, 방송에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홍보를 고민하다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음악이 주는 즐거움과 유튜브가 주는 즐거움, 세모 님께는 어떤 지점이 다른가요?

음악 작업을 해서, 공연하고 관객분들을 만나는 활동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를 받는다는 느낌이 커요.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이 있달까요. 그에 비해 유튜브는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이에요. 남겨 주신 댓글을 읽고, 이야기 나누고 하는 건 그냥 너무 재밌어요. 댓글들이 정말 웃기기도 하고요. 마치 친구랑 노는 느낌이에요.

사진 출처: 임세모 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m7m_f1CNe_vF63F8THAHKA

Q. 저희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가 “21”인데요. 21살의 세모 님은 어떠셨나요?

저도 이 질문을 받고 고민을 많이 해보았는데요, 생각이 잘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급하게 웹 드라이브를 찾아보았어요. 근데 막상 살펴보니까 다 친구들과 놀거나 술 마시는 사진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왜 이런 사진들만 즐비한지 잠시 고민을 해봤는데요. 아마 대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적응하며 설렜던 시간이 모두 지난 후, 본격적으로 친구들과 노는 즐거움을 알게 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요. 물론 21살 때에도 걱정이 있긴 했을 텐데요. 그럼에도 잠시 잊고, 혹은 잊기 위해 열심히 놀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Q. 21살 세모 님의 일과와, 2021년 27살 세모 님의 일과를 알려 주세요.

저는 21살 때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일어나면 수업이 있건 없건 무조건 학교에 갔어요. 가서 연습도 하고 수업도 들으며 하루를 보냈던 거 같아요. 수업이 없을 때는 연습실에서 연습하다가 또 일과가 끝나면 친구들이랑 놀고, 밤에 집에 들어가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근데 지금도 비슷해요. 장소만 달라졌어요. 27살의 저는 요즘도 아침에 일어나면 할 일이 있건 없건 바로 작업실에 가서 하루를 보내요. 항상 할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놀아도 작업실에서 논다는 생각으로 작업실로 향해요. 특히 요즘은 어디에 못 나가니까 더 작업실에 오래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많이 변한 것 같은데 또 잘 생각해 보면 별로 많이 변하지 않은 것도 같아요. 친구들이랑도 21살에 함께 나누었던 고민을 여전히 나누기도 하거든요. 그 고민의 강도가 달라지긴 했지만요.

MZ세대의 지금.여기

Q. 세모 님의 노래에 많은 MZ세대가 공감한다고 하더라고요. MZ세대가 세모 님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저 자신은 아주 트렌디한 MZ세대는 아니에요. 이 단어도 잘 몰랐거든요. 예전에 유튜브에서 ‘신세대’라는 용어를 썼다가 그건 옛날 사람들이 쓰는 말이라고, 요즘은 MZ세대라 부른다고 알려 주셔서 배웠어요.

왜 MZ세대가 제 음악에 많이 공감할지, 저도 질문을 받고 생각해 봤는데요. 아무래도 저는 학생도 직장인도 아니다 보니 선생님이나 상사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거든요. 유튜브도 시간을 정해 놓고 올리거나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올리고 싶을 때, 내가 편집해 놓은 영상이 있을 때 올려요. 이처럼 음악도 전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해요. 현재의 저는 어디에 소속되어 있지 않아서 ‘이거 하지 마!’라고 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렇다 보니 더욱 자연스럽게 제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죠. 이렇게 눈치 보는 사람 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 제 모습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MZ세대에 해당하는 많은 분들이 학교나 회사에 다니시다 보니 저의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Q. 세모 님은 동시대 MZ세대의 특징과 주요 관심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요즘은 제 주변이나 MZ세대들이나 모두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더라고요. 주택청약, 부동산, 주식 이런 재테크 얘기가 대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결국, 이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직을 고민하고 있거나, 잠시 휴식을 가질까 하는 친구도 있고요. 또 MZ세대는 개인주의가 강하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맞는 거 같아요. 그게 이기주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개인주의가 나쁜 건 아니잖아요. 나에 대해 고민도 많고, 내가 중요한 것도 사실이니까요. 자신에 대한 관심이 크니까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구상도 더 많이 하게 되는 거겠죠.

Q. 세모 님의 노래 중 ‘청춘은 무슨’이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이 노래를 만드시게 된 계기와 가사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청춘은 무슨’ 이 노래는 원래 대학가요제에 나가려고 학교 다니면서 23살쯤 쓴 노래에요. 대학가요제에 나가려고 생각하니까 파릇파릇하고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만들어야만 할 거 같은데, 그 시절 제 주변 친구들을 보니 모두 ‘우리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지?’와 같은 걱정을 하며 지내고 있더라고요. 저희가 특히 전공 특성상 미래가 불안정한 경우가 많으니 더 그랬던 거 같아요. 그래서 대학가요제에 같이 나가려 했던 언니와 함께 ‘청춘’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의미를 보면서, 이건 지금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주변에도 청춘이라고 불리는 시기를 사전적 의미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요.

가사 중에 ‘청춘 뭐 별거냐’라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그 당시에 발견한 어떤 짤을 보고 생각한 가사였어요. 그 짤에는 미국 하이틴 영화의 한 장면이 나오면서 주인공들이 차를 훔치고 파티에 가서 술 마시고 놀고 하는 걸 청춘의 상징인 것처럼 보여줘요. 하지만 이런 것만 청춘이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집에서 떡볶이 시켜 먹으며 누워서 넷플릭스 보는 것 또한 청춘이라고 말해요.

그걸 보고 너무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그 가사를 쓰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청춘은 무슨’이라는 노래를 만든 게 23살 때니까, 뒤늦게 떠올려 보니 그때가 청춘이었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 나이 자체로도 청춘이 아닐까 생각하다가, 또 저희 엄마는 30살도 충분히 청춘이라고 하시고 할머니는 40살도 청춘이라고 하시는 걸 보고 결국 청춘이란 게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며 ‘아, 청춘 별거 없네~’ 하는 마음으로 ‘청춘 뭐 별거냐’라는 가사를 쓰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임세모 ‘청춘은 무슨’ (2020)

Q. 세모 님의 유튜브와 노래에는 아르바이트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청년(혹은 청년 예술가)에게 아르바이트는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정말 어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했거든요. 학원에 다니고 싶은데 엄마가 공부를 하라고 하셔서 ‘학원비는 내가 벌어서 다니겠다!’는 패기 넘치는 마음으로 전단지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죠.

지금도 음악으로 버는 돈이 일부 있지만, 간단한 영상 편집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요. 햇수로 치면 아르바이트 경력만 10년이 넘었네요. 워낙 이것저것 많이 해서 수를 세기도 힘든 거 같아요. 음악 전공의 특성상 일반 회사에 정규직으로 들어가기에 비교적 어려움이 있었어요. 특히 저는 음악을 계속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따로 준비해 놓은 게 없었거든요.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도 제대로 써본 적이 없고, 봉사활동을 하거나 대외활동으로 스펙을 쌓은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 보니 취업은 생각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대신 제가 저 먹고살 경제활동은 해야 하니까,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게 된 거죠. 아르바이트도 물론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회사에 취직하는 것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하거나 막중한 책임감을 부여하는 일은 아니니까요. 아르바이트를 하며 조금 더 편하게 음악 활동을 병행할 수 있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 활동을 지속하면서 경제적인 활동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아르바이트가 아닐까 생각해요.

세모의 꿈, 세모가 기대하는 청년기

Q. 코로나19가 지속되었던 2020년을 떠나보내며, ‘2020년 환불할래요’라는 짧은 노래를 발표하셨는데요. 세모 님에게 코로나19는 삶의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020년 2월에 EP앨범을 발매하고 공연을 진짜 많이 하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갑자기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코로나19가 발생해서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세상이 오더라고요. 작년 하반기에는 공연을 꽤 할 수 있었지만, 아무것도 못 했던 상반기에는 ‘진짜 어떡하지, 큰일 났다’ 싶었어요. 정말 유명한 가수분들도 공연을 못 하고 있는데, 나는 아예 가능성이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고민하며 보냈던 2020년도였어요. 또 저는 제가 공연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공연을 보러 다니는 것도 좋아하는데 보고 싶은 공연들이 다 취소되고 페스티벌도 없어지고 그러더라고요. 답답하게 지냈던 상반기였네요.

‘2020년 환불할래요’는 원래 팬분들이 수능 응원 영상을 찍어 달라고 해서 만들게 된 노래예요. 근데 제가 그런 걸 잘 못하는 성격이어서, 어떡하지 하다가 가볍게 한 곡을 써서 올려 봐야겠다 싶어서 이 노래를 만들었어요. 노래를 만들려고 보니 2020년도가 이렇게 지나간 게 너무 억울하더라고요. 수험생들은 얼마나 더 억울하겠어요. 그래서 그 내용을 담아 노래를 만들었어요. 다행히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고마웠고요.

Q. 세모 님은 이 시대의 청년기가 어떤 모습을 띠고 있길 기대하시나요?

가장 바라는 것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는 거지만, 언제나 그럴 수만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청년기 내내 계속 불안해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그 불안 속에서 ‘지금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더 버거워지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는 거 같고, 행복한 거 같다고 생각하며 나와 비교하게 될 때, 그때가 정말 괴로운 거 같아요. 그래서 저와 다른 청년들이 청년 시기를 지나며, 당연히 불안할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너무 걱정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민은 해도 되지만 걱정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 바람으로는 제가 지금 느끼고 있는 이 음악의 즐거움을 청년기가 끝날 때까지 느끼고 즐겼으면 좋겠어요. 저도 가끔 힘들 때가 있어요. 견디는 게 쉽지만은 않거든요. 조금씩 나이를 먹으니까 주위도 신경이 쓰이고요. 하지만 이렇게 고민이 될 때는 있어도 음악이 너무 재밌어서 다른 것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음악 말고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음악이 너무 좋기도 해서 저의 청년기는 음악을 끝까지 즐기는 시기였으면 좋겠네요.

Q. 지금을 살고 있는 21살에게 한마디 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너무 ‘라떼' 이야기 같을까 봐 걱정되지만, 21살 때는 사실 아무리 주변에서 이야기해도 안 들리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정말 오춘기처럼 ‘내 마음은 아무도 몰라’, ‘난 이렇게 힘든데 도대체 뭐가 청춘이라는 거야’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21살이라는 나이에는 정말 그 자체만으로도 장점인 것들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저도 당시에는 몰랐지만요. 21살을 다시 생각해 봤을 때, 그 나이여서 버틴 것들이 있거든요. 그만큼 그 나이가 지닌 힘이 있는 거죠. 지금 21살을 보내고 계신 분들도 그 힘을 믿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당시 느끼는 힘든 마음을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요즘 따라, 불행하지만 않으면 행복한 건데 옛날에는 너무 행복에 집착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예전에는 누군가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답했거든요. 근데 그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집착하니까 오히려 더 안 행복한 거예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행복함이 부족하게 느껴지면 ‘나 안 행복하네, 나 불행해’ 하게 되더라고요.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살다가 조금씩 그 마음을 놓게 되었는데, 애초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때부터 행복해지더라고요. 21살의 분들도 ‘불행하지 않은 것이 충분한 행복’이라고 생각하시면 더 마음 편한 시간을 보내게 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유튜브 채널의 이름이 ‘세모의 꿈’ 이더라고요. 세모 님은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제 꿈은 힘이 닿는 데까지 즐겁게 음악을 하는 것이에요. 음악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 수도 있잖아요. 힘들어서 그만두게 될 수도 있고요. 그런 상황만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엄청난 성공은 안 해도 되니까, 제가 오랫동안 즐겁게 음악을 했으면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센터 기획: 정여진

퍼실리테이팅/디자인: 이예연

인터뷰/글: 윤여준

사진: 김본희

도움: 윤찬묵

교정교열: 임재희

장소협조: 동대문 오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