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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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조차

모르는 청년분들이 많으세요

“취업하고 싶어요”

“주거 정책이 궁금해요”

“마음이 힘들어요”

처럼 큰 고민을 가져오시죠.

오랑 센터의 매니저들은

각 청년에게 어떤 욕구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묻고

어떤 청년정책을 제안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조만간 만나자’는 말 건네기가 어색한 언택트 시대, 온라인 강의와 재택근무,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들이 일상 속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올해 초 서울 곳곳에 개소한 서울청년센터 오랑도 이 상황을 피해갈 순 없었는데요. 오랑 센터가 어떤 곳인지 청년들에게 제대로 소개도 못한 채 코로나19 상황으로 센터 휴관을 반복했습니다. 그렇지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청년들은 더욱 늘어갔기에 프로그램을 전면 언택트 방식으로 개편하는 과정을 거쳤는데요. 그 과정에서의 고민과 시도에 대해 관악오랑의 총괄매니저 정성광 님, 사업팀장 이미연 님을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보다 더 가까이, 동네에서

청년과 청년정책을 잇다

Q. 서울청년센터 오랑이 어떤 곳인지, 오랑의 매니저님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성광) 오랑 이전에도 자치구마다 다양한 청년 공간이 있었죠. 하지만 여전히 청년들에게 청년정책은 낯설고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동네에서 청년과 청년정책을 연결시켜주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오랑’이 생겨났습니다. 상담오랑, 두시티톡, 동네정보퐁퐁 등 청년과 청년정책을 잇는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관악오랑의 경우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지역 밀착 사업들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연) 상담오랑은 매니저가 청년에게 일대일로 정책을 풀어서 설명하고 연계해주는 사업이고, 두시티톡은 매니저와 청년들이 일대다로 만나 여러 활동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도 나누고 정책도 소개해드리는 사업이에요. 이때 만난 청년들이 상담오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죠. 동네정보퐁퐁은 격주로 동네의 청년 정보를 한데 모아 뉴스레터를 발행해 보내드리는 사업입니다.

Q. 상담오랑이 오랑의 취지를 가장 주되게 반영한 사업인 것 같습니다. 상담오랑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미연) 저희 관악오랑의 경우 상담을 원하시는 분께 신청서를 받아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하고 있어요. 신청하실 때 상담을 원하는 주제, 날짜, 시간, 방식 등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고, 매니저가 신청서를 확인해 시간을 조율합니다. 상담 당일에 전화 상담을 신청하셨다면 전화를, 문자 상담을 신청하셨다면 문자를 드리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성광) 청년정책이 청년의 삶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문자, 전화, 화상 상담 등 다양한 창구를 두었어요. 대면 상담은 시간도 내야하고, 직접 와야 하고, 처음 보는 사람과 만나야 한다는 장벽이 있잖아요. 그런데 문자 하나 보내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실제로 문자와 전화 상담이 가장 많고 화상 상담은 손에 꼽을 정도예요. 개인마다 편하고 좋은 방법이 다를 테니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고를 수 있도록 해 문턱을 낮추고자 합니다.

 

보다 더 구체적으로,

청년이 겪는 진짜 문제를 찾아서

Q. 청년들이 상담오랑을 통해 주로 어떤 고민을 이야기하는지 궁금합니다.

성광) 자신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으세요. 예를 들어 “저는 주거 정책이 궁금해요, 저는 취업을 하고 싶어요, 저는 마음이 힘든 것 같아요”와 같이 너무 큰 단위의 고민을 가져오시는 거죠. 그래서 상담오랑을 진행하는 매니저들은 ‘이분에게 현재 어떤 욕구가 있고, 정확히 무엇을 필요로 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미연) 상담 신청서를 보면 주제 카테고리가 11개 있어요. 진로/취업, 주거, 생활지원, 마음건강 등이 있고 중복으로 선택할 수도 있죠. 선택한 다음에는 자신이 왜 이 카테고리를 선택했는지 구체적으로 적게 돼 있어요. 그런데 막상 상담을 통해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제 문제는 이게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선택한 주제의 비율만 보면 진로/취업과 주거가 제일 많아요. 하지만 결국 마음건강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를 많이 보죠.

Q. 청년들의 고민이 마음건강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에 주목하게 되는데요. 코로나19 상황이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시나요?

성광) 확실히 그렇다고 느껴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라고 근황을 물으면, 의도치 않았는데 코로나 블루 이야기를 많이들 하세요. 또 저희 센터에서 이번에 마음 건강 관련 워크북을 제작하고 영상과 함께 보내드리는 사업을 진행했었어요. 선착순 이백오십 분께 보내드리는 사업이었지만, 목요일에 공지를 올리고 주말 지나서 월요일에 와보니 이백육십여 분 정도가 신청하셨더라고요. 마음 건강에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실제 수요도 이처럼 늘었구나 싶었어요.

보다 더 친근하게,

청년 입장에서 설명하기

Q.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주로 어떤 정책을 소개하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미연)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정책들을 주로 소개하다 보니 진로/취업의 경우 ‘서울일자리포털’을 기반으로 설명해드리고, 자기소개서를 첨삭 받고 싶어 하시거나 면접 스킬을 알고 싶어 하신다면 자치구에 있는 ‘일자리카페’를 연결해드리고 있어요. 주거의 경우 ‘서울주거포털’을 알려드리고 있고요.

사실 청년포털, 일자리포털, 주거포털 등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다만 설명 방식이 청년 친화적이지 않아서, 매니저들도 미리 공부하고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해드리고 있죠. 저번 주에 진행했던 상담에서 주거포털을 소개해드렸는데, 이미 알고 계시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모르시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홈페이지 화면을 켜놓고 ‘이쪽에는 이런 정보가 있고, 이 용어는 이런 것을 의미한다’고 상세히 설명해드렸어요.

Q. 저 역시 지원 공고가 행정 용어로 쓰여 있어 어려움을 느낀 적이 많은데요.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많고 처음 보는 서류도 있어 작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성광) 지원 사업에서 서류를 제출하라고 하면, 대부분의 청년들이 이 서류가 왜 필요한지 모르는 채 일단 내요. 그러고 나서 안 되더라도 ‘대상 아님’ 한 줄을 확인하게 되죠. 그래서 본인이 왜 안 됐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저번에 안 됐으니 이번에도 안 될 거야’ 생각하면서 아예 신청을 안 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 서류가 왜 필요했고 내가 왜 안 됐는지 알면, 다음에는 미비한 부분을 보완해서 신청하고 지원받을 수도 있을 텐데 안타까워요. 이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더 새롭게,

다양한 상황의 청년들과 만나며

Q. 상담오랑 이외에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계신데요. 이런 프로그램들을 코로나19 상황에 맞추어 언택트로 진행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성광) 처음에는 코로나19가 이처럼 오래 갈 거라고 생각지 못 했어요. 그래서 오프라인으로 준비했다가 5월부터 온라인으로 전면 개편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쉽진 않더라고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형식이다 보니 매니저들뿐만 아니라 강사님들, 참여하는 청년분들 모두 어색해하고 어려움을 느꼈어요. 그럼에도 다들 이해하고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은 언택트로 진행하는 것 자체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됐죠. 오히려 ‘이런 프로그램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구나’ 싶을 때도 있어요.

미연) 청년 희곡 작가님들과 낭독회를 진행하는 문화예술 클래스가 있었는데, 릴레이 채팅 형식으로 진행하면 어떠냐는 아이디어가 나왔죠. 실제 집필하신 작가님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읽어주시면, 릴레이 채팅으로 필사하는 방식이었어요. 힐링 커뮤니티 댄스라는 문화예술 클래스는 ‘온라인 방구석 춤파티’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화상회의 앱인 줌(ZOOM)을 통해 동작을 보고 따라 추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프로그램들이에요. 참여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신기해했죠.

Q. 언택트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한다는 것이 답답할 순 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새로운 시도와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이를 체감한 순간이 있었나요?

미연) ‘오늘 마음 쓰다’라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요. 한 분이 사전에 양해를 구하셨어요. 대인기피증이 있어서 화면공유는 힘들지만, 꼭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치유 받고 싶다고요. 또 허리 수술을 받으신 상태라 거동 역시 불편하셨는데, 온라인으로 진행하다 보니 집에서 참여가 가능해지신 거예요.

6주짜리 프로그램이었는데, 정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셨어요. 마지막 회차에는 그동안 썼던 글을 시각화해서 전시회를 진행했는데, 그때는 화면을 공유해서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셨죠. ‘나도 이렇게 했다’고 하시면서요. 그전까지는 급하게 온라인으로 바꾼 탓에 힘들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언택트로 진행하니 사람을 대면하기 어려운 분들도 참여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고 앞으로도 이런 기획을 진행해야겠다 싶었어요.

보다 더 세심히,

정책의 빈자리를 채우는 정책

Q. 그럼에도 컨택트 프로그램만의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오랑센터는 센터 내 청년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하나의 메리트인데요. 휴관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을까요?

성광) 저희 센터가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공간을 보시면 거실과 서재, 작업실 개념의 공방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관악구가 1인가구 비율이 높기로 유명한 지역이기 때문에, 1인가구에게도 필요하지만 마치 사치처럼 여겨졌던 공간을 센터가 함께 공유하자는 의미에서 이처럼 꾸몄죠.

아르바이트하시는 분들이 휴게 공간이 없어서 중간에 쉬러 오시기도 하고, 공부하시는 분들도 중간에 쉬거나 여러 명이 스터디할 공간을 찾아서 오시기도 해요. 실제 매일 스터디를 하러 오시던 분들이 계셨는데, 센터가 코로나19로 휴관을 하면서 센터 앞 복도나 옥상에 올라가서 스터디하시는 모습을 봤어요. 휴관이 길어지니 결국 다른 곳을 찾으셨는지 오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에게는 이런 공간이 꼭 필요한데 안타까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