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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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B 매거진 3호 – 참여자 인터뷰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진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분야에서 진로 경험을 쌓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자기만의 가게를 꿈꾸며 바리스타로 일하는 서슬기님은 제과제빵 분야로 한번 진로를 변경했지만, 자기탐색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제일 좋아하는 일인 커피 분야로 돌아왔고, 두 번째 직장을 체험 중인 이국종님은 잘하는 것과 바라는 것 사이에서 더 멀고 선명한 꿈을 그리고 있습니다. 각자의 현장에서 나에게 맞는 일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하나, 서슬기


Q. 만나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년수당에 참여한 서슬기입니다. 진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던 중 2109년 청년수당에 참여하게 되었고 여러 가지 진로탐색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사전 준비내용으로 <나의 첫 번째 취준>, <그 일은 어떤 일일까>, <좋아하는 일을 내-일로 만드는 방법>, <인사이드 아웃>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이 제일 기억에 남나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나의 첫번째 취준’ 프로그램이었어요.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부족했고, 어떤 걸 해야 도움이 될지 알게 되었거든요.


Q.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됐는지 얘기해줄 수 있을까요?

경험정리’를 통해 기초적인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법과 실제 면접을 연습해보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혼자서 준비할 때는 그저 어렵고 막막하기만 했는데 같은 고민을 가진 다수의 사람이 모여 고민을 토로하고 의견을 나누며 수업을 듣다보니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얻었어요. 취업에 관해 현재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도 깨달을 있었고요. 특히 강사님이 해준 얘기 중에 도움이 되는 문장들이 많았어요.


강사님이 ‘동기’와 ‘욕구’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덕분에 새로운 시도를 해도 어렵게만 느껴지고 만족하지 못하고 금방 끝나버렸던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무언가를 하고 싶고 원하는데 실천력이 동반되지 않는 것이 ‘욕구’이고, 이 욕구를 실행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동기’인데 지금까지의 저는 ‘욕구’ 수준에 머물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이 단계를 벗어나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보상 같은 외적 동기뿐 아니라 사명감이나 열정 같은 제 안의 ‘동기’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Q.  ‘경험 정리’가 뭔가요?

그동안 겪어왔던 많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작성하는 건데요. 한 마디로 구체적이고 전달력 있게 쓰는 연습을 하고, 그 안에서 의미있는 경험을 뽑아내는 거예요. 추려진 경험을 통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습도 하고요. 강사님께서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써야하는지 가이드를 잘 주셨던 것 같아요. 


Q. 슬기님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자기를 이해하는 과정이 경험정리의 핵심일 것 같습니다. 그럼 슬기님은 어떤 것을 새롭게 발견하고 정의하게 되었나요?

힘든 시기가 있기도 했지만, 퇴근길에 뿌듯한 감정을 느낀 기억이 다시 생생하게 떠올랐어요. 강사님은 이 경험 말고 다른 내용이 더 좋게 느껴진다고 의견을 주시기도 했었는데, 저는 그래도 그 경험과 감정이 계속 기억에 남고 의미를 주는 것 같더라고요. 돈을 떠나서 ‘내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했다’ ‘뿌듯하다'는 감정을 되돌아보니 다시금 새롭고 중요하게 다가왔어요.


Q.  어떤 일로 힘드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프로그램 진행 당시 제과제빵 쪽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전에는 커피 쪽으로 일을 하고 있었고요. 커피 쪽 일을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고객과 가까이 만나고 소통해야 하는데 한때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든 사회공포증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을 피해 무언가 만들면서 하는 일을 찾다가 제과제빵을 하고 있었던 거죠. 제과제빵도 저에게 잘 맞는 부분이 있었지만,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 번 더 진지하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제과제빵은 커피 만들 때의 어려움을 회피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어요. 그래서 결국엔 제가 느꼈던 어려운 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리스타 직무에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Q.  과거에는 회피했었던 어려움을 극복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단단해진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람들을 사귀게 됐어요. 사실 사람 사귀는 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었는데 저랑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저 또한 이 과정을 통해서 마음이 치유되더라고요.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그램에서 들었던 ‘인디언의 기우제’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데요, 인디언의 기우제는 성공률이 100%인데 그 이유는 될 때까지 하기 때문이래요. 저에게 꼭 필요했던 말이어서 듣자마자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인디언의 기우제처럼 바리스타도 좋은 결과를 얻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도해볼 생각이에요. 


Q.  그럼 현재 바리스타를 준비 중인 거죠?

네, 제과제빵 이전에 커피를 해봤기 때문에 기본적인 스킬이나 지식은 갖고 있지만 시도하지 않던 상태였는데, 요즘은 여러 구직 사이트에 들어가서 가능한 많이 지원해보고 있어요. 이 정도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껴지는 곳에는 모두 넣고 있어요. 일단 해보자, 면접이라도 한번 보자는 생각으로 가능한 많이 시도 중이에요.


Q.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어렵게 느껴지는 게 있다면요?

늘 비슷한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 마음 안에 두려움을 완벽하게 떨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내가 바라지 않는, 나쁜 상황에 처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이요. 아직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큰데도 부정적인 상황을 떠올리게 되는 자신을 극복하는 일이요.


Q.  프로그램을 경험해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나의 첫 번째 취준> 이외에 프로그램 추가적으로 더 추천한다면요?

‘좋아하는 일을 내일로 만드는 법’이란 프로그램이 있어요. 사실 추천이 고민될 정도로 힘든 프로그램이에요. 실제로 끝까지 마치지 못한 참여자들도 있었고요.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나'를 계속 탐구하는데 필연적으로 마음에 있는 얘기를 꺼내야 해요. 내 마음 깊숙이 어쩌면 애써 외면하고 있던 것들까지 들춰내고 또 타인에게 공유해야 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 과정을 통해 분명히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해서 추천하고 싶어요. 


Q. 반대로 프로그램에 어떤 것들이 더 보강이 되면 좋을까요?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나면 어쨌건 나중에는 혼자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잖아요. 여건이 된다면 직접 직업을 체험하고 연계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현장체험학교>라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분야가 한정적이라 저에게 해당되는 것은 없더라고요. 분야가 다양해지면 좋겠어요. 또 시간이 짧은 일일프로그램같은 경우에는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경우도 있었어요. 진정한 ‘나’를 찾거나 깨달음이 있으려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한데, 시간이 짧다보니 두루뭉술하고 피상적으로 느껴진달까요. 짧은 시간 안에 짜내듯 말해야 하니까 이게 내가 생각해서 말하는 건지, 발표를 해야해서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느껴지기도 했고요.


Q.  슬기님은 지금 바리스타를 염두에 두고 구직 활동을 하고 있지요?

제과제빵이랑 디저트 자격증이 있어서인지 최근에 그 분야로 여러 면접이 겹쳐서 잡히게 됐어요. 최종 합격된 곳도 있었는데, 베이커리 분야로 합격이 된 거라 고민이 되더라고요. 고민하다가 결국 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깨달았던 것처럼 과감하게 포기하고, 좀 더 하고 싶은 분야인 바리스타 쪽으로 시도 계속하려 해요. 인디언의 기우제처럼요.


Q.  커피의 어떤 점이 좋으세요?

사실 제가 와인하고 커피학을 전공했어요. 어렸을 때는 서툴고 불안해서 전공을 살리지 못했다는 좌절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닌데 우연히 이쪽으로 발을 들이게 되었고, 9년이라는 기간 동안 나의 제일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게 커피더라고요. 어느새 저도 모르는 애정이 생긴 것 같아요. 돌아보니 힘든 시간에 위로를 받은 것이 카페에서의 시간이더라고요. 하루에 2~3군데 카페를 옮겨다닐 때도 있었어요. 커피와 그 아늑한 공간 안에 있는 게 위로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일은 무엇일까요? 사람에게 일은 왜 필요한 걸까요?

삶을 유지하는 기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현실적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녹아들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요. 힘들지만 그 속에 희로애락이 담겨있고 보상이 있잖아요. 또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 더 가치있는 사람이라 여기기 때문에 인생의 원동력으로서 사람에게 일은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어떤 바리스타가 되고 싶으세요?

누구에게나 맛있고 부담없이 접근하기 쉬운 커피를 만들고 싶어요. 바리스타뿐만 아니라 로스팅이라든지 제과제빵 등 커피를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했으니까 접목할 수도 있겠죠. 제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의 커피로 음료를 만들고, 제가 만든 디저트를 함께 대접할 수 있는 제 가게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커피를 직접 볶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커피를 내려줬을 때 맛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너무 좋더라고요. 지금까지 주변에 커피를 내려서 나눠주면 대부분 다 맛있다고 하기도 하고. (웃음) 




인터뷰 둘, 이국종


Q.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현재 ‘카우앤독’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이국종입니다.


Q. 18, 19년도 연속으로 일경험 프로그램을 통해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18년도 그리고 현재 진행중이신 업무와 내용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18년도에는 ‘한국사회투자’에서 기금운용팀으로 근무했어요. 주로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사업 운용이나 현장심사, 사업홍보 등의 업무였죠. 현재는 카우앤독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저의 주 업무는 시설관리와 이용관련 문의 응대입니다.  그 외에는 반상회를 진행하거나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연속으로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센터에 대한 신뢰죠. 작년에 센터의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센터가 참여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주고, 참여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려고 애써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그램 첫날 센터가 참여자들과 동등한 위치를 지니려고 노력하는 게 온전히 느껴졌거든요. 사실 참여자들은 지원을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낮은 위치감을 느끼기 쉽잖아요. 


Q. 원래의 국종님은 어떤 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늘 일을 벌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친구들과 기획해서 프로그램 짜고, 시도해보는  일들을 좋아했어요. 그렇게 기획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청년1인 가구를 위한 행사'였어요.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마을공동체센터’를 소개받아 지원금으로 행사를 운영할 수 있었어요. 


Q. 중간지원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중간지원’이라는 용어가 센터에서는 조금 다르게 사용되지만, 저에게는 소셜벤처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해결해 나가는 조직의 중간’이라는 의미로 느껴져요. 저에게는 “소셜벤처들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란 질문이 있거든요. 이런 제 질문에 대한 실험인 셈이죠. 작년에는 ‘임팩트 투자’ 즉, 돈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사회적 기업이나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일을 했다면 올해는 공간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얻게 된 것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가장 크게 얻은 것이라면 일 경험죠. 저는 야구장을 가면 복도를 지나 관중석에 들어서는 순간을 가장 좋아해요. 어딘가 어둡게 느껴지는 복도를 지나서 관중석으로 나오는 순간 무언가가 확 펼쳐지는 느낌이거든요. 이 프로그램이 저에게는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와요. 


오랜기간 소셜벤처에 관심은 있었지만 그저 주위를 맴돌거나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기분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로 발을 들이게 된 거죠. 그리고 그 한 발자국을 들이는 순간 이전에 어렴풋이 알던 것들이 명확해지는 느낌이었어요.


Q.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까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직무적합성을 판단하는 일이었어요. 내가 지원하려는 직무와 나의 역량이 잘 맞는지, 내 경험은 충분한지 미리 알기 어렵잖아요. 구직 활동을 해보기 이전에는 기획하는 일을 주로 했었기 때문에 중간지원 조직에 들어가서도, 새로운 일을 기획하거나 필요한 사업을 만들어내는 직무를 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입사 1주일 만에, 제가 이 일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구직 사이트의 채용공고만으로는 직무에 대해서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안 맞는 직무에 계속 지원하게 되고, 떨어지죠. 전에 면접 본 회사에서 해주셨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절대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맞지 않는 옷처럼 서로가 맞지 않는 것 같다.”라고요. 그때는 그 말이 예의상 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 보면 그 기업에 지원한 것 자체가 민망하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다는 사실에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Q. 일경험을 통해 실무와 관련해서 향상된 점들은 무엇인가요?

하나를 뽑으라면 저는 ‘구글독스’라고 말하고 싶어요. 새로운 입사자가 입사 첫날 회사의 수많은 자료 중에, 무엇이 내 업무에 필요한지 모두 파악하기란 어려워요. 특히 저 같은 주니어의 경우는 더 그렇죠. 설령 파악을 한다고 해도 바빠보이는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자료를 요청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에요. 이런 사소한 일들로 입사 첫날은 늘 긴장의 연속이고 불편의 연속이죠. 하지만 구글독스로 자료가 정리되어 있고, 그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얼마든지 자료 접근성도 높아지고 해석력도 좋아지는 것 같아요. 카우앤독 입사 첫날, 제 메일로 와있던 구글 드라이브 링크를 보면서, 이 조직이 나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줬구나하고 느꼈어요. 


Q. 일하기 전과 비교했을 때, 국종님의 사고방식에 변화 같은 것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나쁘게 말하면 겁이 많아졌고, 좋게 말하면 신중해진 거요.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니까 고려해야 하는 실무 영역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변수도 많고요. 올해 초에 지원사업에 내면서도 되면 좋겠는데, 그러면서도 ‘이거 되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동시에 들더라고요. 일을 잘한다는 것은 내가 고려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그전에는 나만 고려했다면 이제는 주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배려할 수 있는지도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Q. 근무하면서 가장 좋을 때(보람있을 때)는 어떤 순간이었나요?

직무가 커뮤니티 매니저다 보니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어요. 입주사, 멤버십 이용객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한 부분을 해결하는 일을 많이 하고, 그 일 자체로 직접적인 보람을 느껴요. 그리고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보고 고민하게 돼요. 예를 들면 날씨에 따라 에어컨 온도를 조정하는 일은 사소한 일이지만,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불편감’을 느낄 수도 있는 요소거든요. 


Q. 지금 진행중인 일경험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진입하실 생각인가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그래도 범위를 조금 좁혀 키워드를 뽑아본다면 ‘성장’과 ‘소셜’이에요. 저는 ‘내가 어떤 조건을 가졌나’ 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에요.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면 분야에 상관없이 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두 번째로는 ‘소셜벤처’ 영역에 남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소셜벤처라고 해서 근무환경이 혁신적으로 좋다거나 연봉이 엄청 많진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가 좋은 이유는 사람들이에요. 제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사람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더라고요. 


Q. 일은 무엇일까요? 사람에게 일은 왜 필요한 걸까요? 

멋진 대답을 내놓고 싶지만 사실 ‘돈’이죠. 앞에서 ‘연봉보다 사람’ 같은 이야기를 해서 민망하네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소로우처럼 살아갈 수는 없잖아요. 살아가기 위해 돈을 아예 배제하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많은 돈을 벌고 싶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라 생각해요. 언젠가 친구와 만나기로 한 날 돈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일이 있다고 거짓말을 한 적이 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날 친구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제가 저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의 돈은 이 정도에요. 가끔 가족, 친구, 동료들을 만나서 함께 밥 먹고, 차 한잔 마시는데 돈이 없어서 마음이 어렵지 않을 정도요. 그 정도의 돈은 벌고 싶어요. 그렇다고 해서 돈이 전부는 아니에요.


저에게 일이란 ‘서로에게 의미 있어야 하는 존재’ 같아요. ‘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와 장미의 관계처럼 ‘나’ 라는 사람의 특별함이 꼭 일을 통해서만 나타날 필요는 없지만 내가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곳인 만큼 내가 가진 능력들을 잘 다듬어 갈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요. 능력은 사용할수록 단련되고 잘 발전하는 거잖아요.


Q.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해나가고 싶으세요?

사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저는 20대 초반에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 관련된 일을 하다가 25살 즈음에 다시 공부해서 대학을 갔어요. 그 사이에 꿈을 확 잃어버리고 나니까 허무하기도 하고 난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꿈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제가 가진 열정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당시에 한참 ‘꿈을 찾아라, 하고 싶은 걸 찾아라’는 식의 강의가 많았거든요. 저는 꿈도 있고, 노력도 있는데 또 꿈을 찾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꿈을 찾는 것보다 꿈을 유지하는 열정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러려면 열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회가 늘어야 한다고 봐요. 제가 하는 일들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열정을 유지할 수 있게 여러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