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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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닿지 않는 거리에서, 최선을 다해 마음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마음건강지원팀의 다나와 쏭쏭은 청년마음상담소와 온라인고민상담소를 담당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나누어져 있긴 하지만, 익명성이 지켜지는 사업의 특징상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청년들의 사연과 마음을 돌보는 셈이다. 타인의 마음을 돌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다나와 쏭쏭에게 일에 대한 마음과 일상을 채우는 작은 행복에 대해 물었다. 


Q. 안녕하세요! 청년활동지원센터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다나: 마음건강지원팀에서 청년마음상담소를 담당하는 다나라고 합니다. 

쏭쏭: 저는 마음건강지원팀에서 온라인고민상담소를 운영하는 쏭쏭이라고 합니다.


Q. 마음건강지원사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오프라인은 상담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합니다.


다나: 크게 ‘일대일마음상담[마주:하다]’와 ‘그룹마음상담[소담소담]’ 이렇게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어요. 프로그램은 주로 상담사가 운영하는 상담센터에서 진행하거나 혹은 관련된 공간을 대관하여 운영합니다.


Q. 그렇군요! 온라인 고민 상담소는 어떤건가요?


쏭쏭: 온라인 상담소는 ‘온라인 고민상담소’와 ‘진로•정서 자가체크'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이 두 프로그램 모두 ‘하이데어(http://hi-there.co.kr)’라는 홈페이지에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진로•정서 자가체크는 진로 준비 건강성, 심리 건강성 등을 검사하는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검사 페이지입니다. 온라인 고민상담소는 일상 생활에서 어렵거나 괴롭거나, 힘들다고 느껴지는 사소하고 다양한 고민들이 있을 때, 그리고 상담소를 찾아가긴 부담스럽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을 때,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고민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센터 한 켠에 온라인고민상담소  hi,there(하이데어) 홍보물이 부착되어 있다.


Q. 온라인 고민 상담은 청년수당에 참여하는 사람만 참여할 수 있나요?


쏭쏭: 진로정서 자가체크는 작년까지 청년수당 참여자만 할 수 있었는데요. 올해 7월부터 사이트(www.hi-there.co.kr)에 페이지가 업로드되면서 서울시 청년이라면 누구나 접속하여 이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하이데어 사이트를 통해서 고민상담과 자가체크까지 전부 이용 가능해졌죠.


Q. 진로•정서 자가체크는 보통 몇 가지 문항으로 이뤄져 있나요?  

   

쏭쏭: 현재는 총 97문항으로 되어 있고, 보통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듯해요. 피로감을 덜어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누구나 참여해보실 수 있을 거에요.



Q. 그렇게 진행한 자가 체크는 어떤 과정으로 결과를 도출하나요? 


쏭쏭: 크게 진로와 정서 이렇게 두 가지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고 그 안에서 각각의 여러 하위 영역들마다 상, 중, 하로 구분하여 결과를 전달해요. 이것을 통해서 참여자는 현재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요. 세부 영역별로 자세한 내용이 제공돼요. 


Q. 일대일마음상담[마주:하다]는 청년수당 참여자만 신청가능한 것이죠?


다나: 네. 맞아요. 모집 기간이 따로 있고, 참여자가 신청을 완료하면 선정되는 과정이 있어요. 선정 후에는 가능한 원하는 상담 시간대, 가까운 장소 등을 고려해서 상담사와 매칭해드려요. 이후 상담사 선생님이 운영하는 센터 또는 대관 장소에 가서 최대 7회 동안 상담을 받게 됩니다. 


Q. 프로그램 참여자들을 만나 보았는데, 만족도가 꽤 높은 것 같았어요. 


다나: 작년에 비해 상담사 분들도 크게 늘었고, 그만큼 상담에 참여 가능한 비율도 늘어났어요. 더 많은 청년들이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되었죠. 참고로 작년 참여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35점이었답니다.


Q. 다나님은 마음건강지원사업을 담당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다나: 이 사업은 2017년 하반기부터 시작 되어서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요. 저는 2018년도부터 이 일을 담당해서 일하고 있어요. 


Q. 마음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면 다양한 상황과 사연들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을 많이 만나셨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청년과의 소통이 있다면요? 


다나: 마음건강지원사업이 청년들과 밀접하게 만나는 사업이긴 하지만, 막상 담당자들은 직접 청년들을 만날 수가 없어요. 상담을 신청하는 청년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을 가지고 상담을 신청하기 때문에 그 내용은 모두 비밀이 보장되어야 하고, 개인정보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상담사 선생님들의 평가나 소감 등으로 청년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어요.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을 다른 프로그램에서 만난다 하더라도 저는 누가 누군지 전혀 모를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피드백이나, 후기 중에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었나요?


다나: 한 참여자께서 다른데서도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저희 프로그램이 더 전문적이고 본인에게 효과적이었다는 피드백 해주셨을 때 되게 보람을 느꼈어요. 프로그램에서 상담의 질, 전문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 정말 노력했는데, 그걸 알아주는 것 같았거든요. 또 상담에서 한 회, 한 회 만나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참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내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했어요. 


Q. 상담사 분들이 경력이 많은 분들이라고 들었어요. 상담사 분들은 어떻게 섭외하시나요?  


다나: 네. 맞아요. 공인된 심리상담 전문 자격증이 있는 분들로 한정하여 섭외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청년을 대상으로 한 상담이나 대학교 내에서 상담 경험이 있는 분들로 추천을 받았어요. 가능한 지역적으로 균형있는 안배도 고려했고요. 


Q. 온라인 고민 상담소에서 고민에 대한 답을 해주는 ‘마음친구’분들은 어떤 분이신지요?


쏭쏭: 마음친구들은 상담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분들이 아닌 대신, 좀 더 친구처럼 이야기를 들어주고, 편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격려해줄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들을 가진 분들이세요. 일종의 또래 상담 형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청년들에게 공감과 위로, 지지를 바탕으로 해서 가능한 비판단적이고 비지시적으로 답변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올해 두 분께서 주력하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쏭쏭: 온라인고민상담소 hi,there의 경우에는 2018년 7월에 온라인 플랫폼을 오픈했고, 올해는 참여 대상이 넓어졌어요. 최대한 문턱 낮게 일상에서 상담을 접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 플랫폼을 성장시키는 쪽에 주력하고 있어요. 이 온라인 플랫폼을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다나: 작년 일대일마음상담의 경우, 비교적 적은 수의 참여자만 선정이 되었고, 선정이 된 뒤에도 대기 시간이 길었어요.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일대일마음상담사 선생님의 수를 늘리고, 청년들의 참여 기회도 확대해 나가고 있어요. 그룹마음상담의 경우, 총 여덟 번을 만나게 되는데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이어서 8회 모두 참석해야만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거든요. 이것이 참여자들에게 조금 부담이 되었던 것 같아서, 올해는 2회기, 3회기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다양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마음건강지원팀이 일하고 있는 자리


Q. 담당 업무를 하면서 가장 즐겁고 보람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반대로 까다롭고 어려운 지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쏭쏭: 온라인고민상담소 hi,there은 글로 마음을 표현하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점이 있어요. 생각과 마음을 글로 정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이용자가 고민을 작성했을 때,   마음친구는 그 글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답변을 잘 전달하고 싶지만, 직접적인 소통이 아니기 때문에 답변에서 오해를 할 수도 있고, 뾰족한 해결 방법을 글로 제공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만족도 조사의 경우, 이용자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친구들의 답변이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이용자의 피드백을 세밀하고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죠. 하지만 이번에 BUB매거진을 통해서 참여자 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온라인상에서 피드백을 요청드린 거라 얼마나 참여해주실까 걱정이 됐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메일로 참여 후기를 보내주셨어요. ‘무척 힘들었던 순간이었는데, 세심하고 따뜻하게 이해해주고 거기에 달아준 답변이 엄청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살아가는데 힘이 될 것 같다’는 피드백이 있었는데요. 그걸 읽고 정말 큰 보람을 느꼈어요. 피드백을 보고 나니까 청년들에게 좀 더 다가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다나: 저도 물론 참여자분들이 마음상담프로그램이 자신에게 필요한 시간이었고, 도움을 받았다는 의견을 주실 때 가장 보람이 되죠. 또 참여자 뿐만 아니라 상담사분들도 일을 넘어서, 본인들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씀을 해 주실 때 참 뿌듯했어요. ‘필요한 사람들을 서로 잘 연결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려운 지점은 모든 사람들의 다양한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사업의 한계에 있는데요. 이렇게 담당자로서 한계가 느껴질 때 제일 힘들죠. 요청을 수용받지 못한 청년들에게 또 다른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은 아닐까? 실망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마음상담 스케줄과 업무내용이 정리되어있는 노트 


Q. 일 이야기를 떠나 조금 자유롭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최근에 하고 있는 취미나 개인적인 관심사가 있으시다면요?


쏭쏭: 저는 입사한 지 6개월 정도 되었어요. 정신없이 사업을 배우고 추진하는 상태죠. 퇴근 후에는 온전히 휴식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어요. 일과 저를 분리시키는 거죠. 평소 친구들을 만나거나, 야구 보는 걸 좋아해서 야구장도 가고. 친구들과 휴가 계획도 이야기하고요. 그런 식으로 저만의 휴식을 찾아서 지내고 있어요. 


다나: 저는 이전에 상담사로 일을 했었거든요. 그 경력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주말에는 청소년 상담사로 일하고 있어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마음에 부침이 있을 때도 있어요. 쉴 때는 이렇다할 취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딱히 취미라고 할 건 없지만 그래도 그때 그때 듣고 싶은 음악을 들으며 쉴 때가 가장 편안하고 좋은 것 같아요. 


Q. 업무 외 나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은 언제인가요? 무엇을 할 때 즐거운가요?


다나: 소소한 일상이 제일 먼저 생각나요. 전 기혼자인데요. 가족과 마트를 간다던지, 산책을 한다던지, 주중에는 그런 시간이 잘 안 나니까 주말에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같이 영화를 보거나 집에서 푹 쉬는 등의 일상에서 편안하고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즐거워요.


쏭쏭: 저도 일상적인 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인 것 같아요. 집에서 밥 먹고, TV 보고, 핸드폰으로 밀린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게 저에게는 제일 좋은 시간이에요. 소중하다는 느낌보다는… 좋고, 편안한 시간이예요. 


Q. 그렇다면 최근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다나: 어떻게 하면 전력질주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요. 인생을 길로 비유하자면 달릴 때도 있고, 쉴 때도 있을텐데요. 저의 페이스대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찾고 있어요. 마음건강 지원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또 상담사로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 건강을 돕는 일을 하면서도 과연 나의 마음건강은 어떻게 돌보고 관리하는게 좋을까 하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상담사는 어떻게 마음을 달래는지 궁금하네요. 자신의 마음건강을 위해서는 어떻게 하시나요?


다나: 체력적으로 지친다는 생각이 들 때는 몸에 좋은 영양제나 보약을 챙겨먹으면서 몸을 챙겨요. 그리고 저도 상담을 받기도 하고요. 상담사들을 상담하는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그걸 통해서 제 이야기도 털어놓고, 새로운 시각을 배우기도 해요. 정기적으로 상담받는 시간이 저에게는 제 마음건강을 돌보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쏭쏭: 최근의 가장 큰 고민은 개인적인 관계에 관한 거예요.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고 많이 고민하는데요. 안도현 시인의 <잡문>이라는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에 이런 문구가 있어요. ‘나는 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를 읽는 너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 이 말을 좋아해서 항상 마음에 새기고 다녀요. 평소에 내가 어떤 언행, 표정을 하는지 더 많이 신경을 쓰면서 최대한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다가가야지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해요. 


Q. 야근도 종종 하세요? 오늘 퇴근하시고 나서는 무엇을 하실 계획이세요?


다나: 비도 오는데... 

쏭쏭: 막걸리나 한잔? (웃음)


다나: 올해는 마음건강지원팀에 3명이 함께 일하는데, 작년엔 2명이었어요. 하지만 3명도 힘에 부칠 때가 많아서 야근도 종종 하게 돼요. 다른 팀에서 다들 마음팀 고생많다고 짠하게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Q. 마지막으로 질문드려요. 20년 후, 30년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싶으신가요?


다나: 질문을 듣는 순간 자녀가 있는 행복한 가정이 생각났어요. 재미있게 사는게 제 인생에 모토이기도 한데요. 제가 꾸리는 가정이 재미있는 집이었으면 좋겠어요. 커리어 면에서는 좀 더 유능하고 전문적인 상담사가 되어서 나이가 들어서도 재미있게 일을 계속 하고 있었으면 해요. 개인적으로는 좀 더 성숙하고 자신에게 너그럽고, 남들에게 겸손한 사람으로 잘 늙어있음 좋겠어요. 그런데 일단 그때까지 살아는 있겠죠…? (웃음)


쏭쏭: 거의 비슷해요. 가정을 꾸리고 있지 않을까요? 저희 엄마를 보며 느끼는 것인데, 엄마가 여행을 잘 안 다니시기도 하고, 항상 일하시면서 쉬질 않으시고, 여유가 없으신 분이세요. 저는 안 그러고 싶거든요. 20-30년 뒤에 50-60대가 되면 친구들이랑 선글라스 끼고 해외여행 다니는 여유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