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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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스물다섯 권뿐인 책, <여덟의 나름>은
동작구 어슬렁반상회 스토리밴드가 만든 독립출판물입니다. 
여덟 명의 청년들이 다섯 달 동안 열 번의 모임을 하는 동안 쓴
소중한 소설, 에세이, 노래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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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이야기, 여덟 개의 문장들

“한참 지나보니 
바닥을 쳐봐야 소망하게 되고 
슬픔 뒤에야 기쁠 수 있고 
힘듦도 불행 아닌 축복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여전히 흔들려도
축복의 무게에 감사하기로“ 
- 동그라미 님의 에세이 <클라이막스> 중

“헛헛한 마음
까만 비닐봉지에
두 손 가득 담아
돌아가는 밤“ 
– 숟갈 님의 시 <비닐봉지>

‘무언가 용기가 생긴다. 
조급함을 여유롭게 토닥일 수 있을 것 같다. 
겨우 여기까지 달려온 내가 대견까지 하다. 
끝까지, 정말 끝까지 해보는거야.“ 
- Umere 님의 에세이 중

“어떻게 남한사람과 북한사람이 나란히 앉아 갈 수 있는건데! 어릴 적 손에 새똥이 떨어진 일 이후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은 처음이었다. 이건 꿈이라고 되뇌어보았지만 이미 지나간 한시간,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8시간은 꿈이라고 말하기 무색하게 너무 길었다.” 
- 제이 님의 소설 <옆자리의 북한사람> 중

“점심을 먹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 조용한 방에 자봉사니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다. 책꽂이에는 두꺼운 전공서적과 함께, 만화, 소설, 잡지 등이 마구잡이로 꽂혀있고, 한 칸에는 책 대신 축구화가 들어있다.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있던 남자가 벽에 기대어있던 기타를 꺼낸다. 현의 떨림이 여덟 평 남짓한 공간을 메운다. 별안간 문이 열리고 소리가 어설피 흩어진다.” 
- 태수 님의 소설 <삼선슬리퍼> 중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보건대, 지금 이 순간들에 충실하다보면 내일도, 다음도 느리지만 천천히 온다. 천천히 태어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아주 고요히, 멀리서, 기척도 없이 온다. 
우리가 할 일은 그 모르는 기척과 삶을 향해 마주 가는 일.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 삶을 맞이하러 성큼성큼 걸어가는 일. 최대한 건방진 표 정으로, 어디, 그래, 이번엔 또 누구냐, 뼈가 으스러지도록 한 번 만나 보지, 걸어가서 있는 힘껏 같이 노는 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일. 
그러다보면 다음은 또 다시 온다. 
그러니 이곳의 나를 만나러, 그곳의 너 부디 힘차게 걸어와 주기를.“ 
- 노아 님의 <긴 여행 전의 짧은 가이드> 중에

“단 한 권이라 다행이다. 추억도, 슬픔도. 하나하나 모두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압축 된 짧은 단어로 단 한 권에의 노트에만 남아있어서. 짧지 않은 여행의 가방을 챙기면서 제일 먼저 가방에 넣어두었던 것을, 나는 일부러 기차에 앉기 전 까지 단 한번도 펼치지 않았다.”
- 노랑 님의 에세이 중

“원래 산과 들, 강과 바다, 하늘에는 경계가 없었다. 나라 사이의 경계, 동네 사이의 경계, 인종 사이의 경계, 민족 사이의 경계, 종교 사이의 경계, 사람 사이의 경계, 수많은 경계에서 일어나는 다툼들이 슬프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강물처럼 오가는 자유로움을 상상한다. 
그곳에는 달콤한 바람이 불고, 분홍빛 초록빛 구름이 날고, 다정한 강물이 흐를까. 나라, 국가라는 경계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천차만별 온갖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 나라가 없는 나라, 나라 없는 세상을 상상하며 살고 싶다.“
- 땅춤의 노래 이야기 <나라 없는 나라로> 중

#여덟의나름 #출판기념회 #어슬렁반상회 #독립출판 #대륙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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