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단

 

청년의 집, 당사자의 목소리 반영이 먼저

 

2017. 8. 21. 청년기자단 푸를래 살자리 팀 유태관, 이수형, 이자현 기자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고 집값 하락과 전세가 상승에 대해 상반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고 예고해 그 내용에 대해 예측이 분분한 시점에서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을 만나봤다. 임경지 위원장은 ‘다음 달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하며 2030역세권 임대주택 등 청년주거대책에 관해선 ‘권위적인 정책’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임 위원장과 청년의 주거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청년주거대책이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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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지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

살자리 팀(이하 '살자리') 8·2 부동산대책을 어떻게 생각하시나?

임경지 위원장(이하 '임경지') 나쁘지 않다. 매물을 풀지 않으면 보유세를 휘두르겠다고 경고를 준 것 아닌가. 이런 정책의 경우 정권이 불안하고 정책이 한시적인 것으로 보인다면 효과가 없다. 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정책이고 적절했다고 본다. 하지만 주택 실소유자들의 매매를 묶어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 대출을 해서라도 본인 집을 소유하고 싶은 실소유자 말이다. 이렇게 대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들을 만든 것은 이전 정부의 실책이다. 이전 정부는 대출을 합리적인 선택으로 만들었고 죽을 때까지 빚을 갚아야만 집을 살 수 있는 구조를 고착화시켰다.

살자리 정부가 9월에 부동산대책 관련 논평을 다시 내놓는다고 했다. 여기엔 어떤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나?

임경지 공공임대주택 로드맵과 주거수당 등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이나 전월세상한제가 나오면 더 좋겠다.

살자리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반발이 만만치 않더라.

임경지 반발의 핵심은, 두 제도가 도입되면 임대료 상승이 억제되는 대신, 임대업자들이 최초 임대료에 이를 전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고양이가 쥐를 걱정하는 격이다. 금융실명제를 시행할 때처럼 ‘오늘부터 바로 시행한다’고 선고하면 가격 안 오른다. 만약 오른다고 해도 지금 시장에서 자연 증가되고 있는 것보다는 적게 오를 것이다. 장기적으론 결국 안정화 될 것이다. 지금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주택수요자의 권익향상이다.

살자리 수요자 위주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논평을 봤다. 같은 맥락인건가.

임경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뜻이다. 공공임대주택을 늘려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주택보급률이 100퍼센트를 넘어서면 당연히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40년 동안 단 한 번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 주택가격은 절대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공급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5년 전에 행복주택 20만 호를 약속했었다. 그런데 총선이 다가오니 14만 호로 줄이더라. 결국 1만 호 밖에 공급이 안됐다. 탄핵되지 않았어도 달성이 안됐을 공약이다. 공급이 어려우니 결국 민간임대주택, 역세권 임대주택, 뉴 스테이 같은 이상한 것들을 들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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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리 공공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오지 않았나?

임경지 어떤 주택을 어떻게 공급하느냐가 중요하다. 공급만 확대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환상을 벗어나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청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 30만 호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 주택이 내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보조차 찾기 어렵고 홈페이지 가서 뭘 봐야 할지도 모르겠는 게 어떻게 수요자 중심이겠는가. 일단, 액티브 엑스부터 안 깔게 하고 모바일로도 쉽게 접속할 수 있게 하자.

살자리 당사자들이 정책을 가까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임경지 단적으로 2030역세권 임대주택이 그렇다. 보도 자료도 많이 나왔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모른다. 실제 당사자들의 현실에 기반 한 정책이라고 보기 힘들다.

살자리 홍보나 편의의 문제인 건가?

임경지 아니다. 역세권 임대주택이라는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의견수렴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다. 역세권 임대주택은 민간임대주택이다. 정부는 어떤 지원을 하고, 주택의 공공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며,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은 얼마나 보장할 것인가. 이런 쟁점들이 토론되지 않은 상태로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주택정책이 유독 그렇다. 민간주체들과 간담회 같은 것을 하긴 한다. 시늉은 낸다. 청년단체 등이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두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얘기를 수없이 했다. 그런데 서울시는 공급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 그대로 추진한다. 지역별로 임차인 협의회를 구성하도록 할 수도 있고, 하다못해 설문조사도 할 수 있다. 정작 입주할 청년들은 정책에 동등하게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주의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임차계약상에서도 그렇지만, 정책입안 과정에서도 임차인의 지위가 올라가야 한다.

특히 역세권 임대주택을 보면 정책의 목표는 청년주거안정이다. 정책의 대상은 저소득청년이다. (그런데) 정책의 수단은 역세권이다. 이게 다 불일치하는 거다. (대상이) 저소득청년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보증금 5000에 월세 50이 나온 것이다. 당사자에게 한 번만 물어봐도 잘못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걸 (당사자에게) 물어보지 않고 (사업이) 급속하게 규모화 되니까 권위적이라는 거다.

살자리 하지만 임차인 조합이 없어, 대표성을 갖고 협상할 주체가 없어 정부로선 대화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

임경지 어떤 위원회의 대표 한 명이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것이 권위주의를 탈피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주 편협한 사고다. 지역별로 임차인 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 수도 있고, 하다못해 설문조사라도 세입자 대상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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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리 민달팽이유니온이 주기적으로 청년 대상으로 주거상담을 하고 있는 줄로 안다. 청년 주거 문제, 실태가 어떤가?

임경지 상담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온다. 하나는 보증금을 받지 못했을 때다. 집주인들이 자신들의 자금 융통 문제 때문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세입자가 살다 나가면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으로 이해한다. 말도 안 된다. 세입자는 이전 세입자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전혀 없다. 또 하나는 수리분쟁이다. ‘옵션’이라 불리는 전자비품들이 고장 난 것이 누구의 책임인가 하는 문제다. 집구할 때 무엇을 알아봐야 하나 하는 고민들을 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들이 청년 주거 문제의 핵심이라고 진단하기는 어렵다.

살자리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생각하는 청년 주거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임경지 청년주거문제의 핵심은 주택은 너무 비싼데 주거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데 있다. 민달팽이 유니온에서는, 초창기에 대학생 주거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는 대학 기숙사 공급에 집중했고, 그 다음으로는 공공임대주택, 그리고 주거비를 낮추는 문제에 집중했다. 우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정책 수단을 쓰든, 임차인, 세입자의 지위자의 지위가 향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살자리 지금까지의 청년 주거 정책은 그 핵심을 비켜간 것인가?

임경지 청년 주거 정책, 청년만을 대상으로 해서 정책이 나온 것은 2012년도이다. 대학생전세임대 LH. 이것이 중앙정부에서 최초로 했던 건데, 나는 지난 5년 동안 중앙정부의 정책은 금융지원이었다고 평가한다. 보증금을 빌려주는 방식.

행복주택, 기숙사 등 많은 것 같지만, 행복주택에도 만 명 정도 입주해 있다. 전국에 임대주택이 만 개밖에 안 된다는 소리다. 정부가 많은 것을 해 온 것 같지만, 실은 별로 한 게 없다고 평가하는 게 맞다. 공공임대주택이 그 정도고 나머지는 보증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사실 대학생전세임 대도 보증금 대출이다. 그 집을 주는 것도 아니고, 전세보증금에 당첨되면, 당사자가 직접 전셋집을 찾아야 하고, 심지어 실제로 6년이라고 하지만, 2년 살았어도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출 규제 완화해주면서 연령도 낮춰 주택도시기금, 정부 기금으로 대출해주었는데 전체 전세자금 대출의 비율을 보면 2, 30대가 60퍼센트를 차지한다. 모든 청년 주거문제를 대출로 풀었던 셈이다.

살자리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주거’,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

임경지 저는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집순이’다. 집은 개인의 자율성이 존중되고 다른 사람과의 연결이 보장돼야 하는 공간이다. 친구를 기꺼이 초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근데 청년세대의 집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원룸에서는 생선도 함부로 못 구워먹는다. 구웠다가는 냄새가 집안 곳곳에 밴다. 청년 시기에만 잠시 그런 것도 아니다. 월세 살다가 전세 살고, 전세 살다가 결혼할 즈음엔 집 사고. 아이들 중학교 갈 즈음엔 전세금 다 갚고, 애들 결혼할 즈음엔 집 팔아서 그 돈으로 애들 집 마련해주고. 이 익숙한 패턴이 깨진 것 같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집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것에 대해 정부도 답을 주지 않고, 사회도 답을 주지 않는다. 그저 대출이라는 이 하나의 금융시스템을 가지고 사회가 서로 돌려막기하고 있는 건 아닌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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