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단

 

청년활동가, ‘황수경, 심해람’을 만나다. 

 

2016. 11. 05 청년기자단 푸를래 김상훈 기자 klh1514@naver.com


청년활동가. 청년들이 향할 수 있는 여러 길 가운데 하나이지만, 선뜻 활동가가 되려는 마음을 먹기란 쉽지 않다. 꼭 활동가가 되지 않더라도, 그들의 존재를 알고 그들과 함께 한다면, 고독하고 애달픈 순간 잠시나마 어깨를 빌릴 수도 있지 않을까. 유난히 날씨가 쌀쌀했던 10월의 어느 날,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황수경 청년활동가를 만났다. 강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면서도 밝은 미소로 인사를 해주는 황수경 씨의 모습에서 은은한 ‘사람 냄새’가 느껴졌다.

푸를래 김상훈 청년기자(이하 ‘김’) : 먼저, 자기소개 부탁한다.

황수경 청년활동가(이하 ‘황’) : 청년활동가 황수경이다. 2014년에 마을 공동체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마을활동가로 활동했고, 작년에는 영등포구에서 활동 미션형 사업장, 청년 스타트업 단체 등에서 활동했다.

김 : 청년활동가를 한단어로 정의한다면?

황 : 청년활동가란 ‘역동적인 쉼표’라고 생각한다. 청년활동가로서의 시간은 나에게 적극적으로 방황했던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방식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방식과 부딪혀보고 함께하기도 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말 그대로 적극적으로 방황하기도 했지만, 나와 주변의 가치 있는 사람들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김 : 청년활동가로 일하게 된 계기가 있나?

황 : 요리에 관심이 많아 친하게 지내던 언니와 함께 2014년에 ‘소울다이닝’이라는 맛집 모임을 시작했다. 주로 서울 시내 맛집을 탐방했는데, 이곳저곳 다니다보니 사람들이 (모임에) 모이기 시작했다. (모여드는 사람 중에는) 특히 나 홀로 서울에 상경한 자취생이자 ‘혼밥족’들이 많았다. 혼자 밥 먹기는 싫고 주말이니까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모인 거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밥 먹는 것 하나에도 정말 사람들의 사연들이 많이 얽혀 있더라. 문제들을 혼자서만 해결하려니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지는 게 아닐까? 함께 하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문제들이 많다.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풀 수 있는 그 관계망이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을활동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김 : ‘소울다이닝’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다.

황 : 앞서 말했듯이, ‘소울다이닝’의 주요 멤버들은 홀로 서울에 상경한 20, 30대 자취생이자 ‘혼밥족’들이었다. 작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가구의 27%가 ‘1인 가구’다. ‘1인 가구’, ‘혼밥족’은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그런데 그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집을 밥을 먹는 공간이 아닌 오로지 쉬는 공간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요리를 하려니 재료비도 많이 들고, 요리를 할 자신도 없어 주로 밖에서 밥을 해결하는 거다. ‘소울다이닝’은 함께 모여 요리도 하고, 반찬을 만들어 가져가기도 하고, 함께 둘러앉아 따뜻한 밥 한 끼 먹는 ‘식구’가 되고자 했다. 그러다가 모임들이 점점 체계를 갖춰가면서 ‘소셜 다이닝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우리가 자주 가던 단골 식당 주방장의 재능기부로 5주~8주의 프로그램이 정착되었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거나 ‘늘장’이란 곳에 가서 음식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김 : 기억에 남는 다른 활동이 있나.

황 : 청소년들이 미래다. 아이들의 생각의 차원을 넓혀주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경우는 드물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 취미 등은 자신의 삶에서 많이 밀려나게 된다. 나는 청년마을네트워크에서 자신의 취미를 발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여럿 진행했다. 네트워크 안에 있는 많은 소모임을 모아 음악회를 개최했고, 자신의 취미와 ‘덕후’ 기질을 자랑할 수 있었던 ‘꿈시장’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키덜트 플리마켓’이라는 행사를 대방동 무중력지대에서 진행했다. ‘누구나 내안에 어린아이를 안고 살아간다.’를 주제로 집 창고에 고이 모셔놨던 어릴 적 장난감과 종이인형, 딱지, CD 게임 등을 가져와 함께 놀고 초등학교 앞에서 팔던 불량식품 과자를 나눠먹으며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김 : 많은 활동들을 한 것 같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황 : 마을에는 청년이 많지 않다. 마을 안에서 청년은 방랑자, 떠도는 사람의 느낌이 강하다. 직장이나 학교를 옮기게 되면 직장, 학교의 위치로 활동반경이 바뀌게 되기 때문에 마을에 정착하기 힘들다는 편견이 있다. 나는 이것(편견)을 깨보려고 노력했다. 첫 시도로 작년에 진행했던 ‘전국마을대회’에서의 일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마을 선언문을 발표했는데, 그 선언문에 들어가는 청년에 관한 내용은 청년이 주체가 되어 쓴 것이 아닌 서울시 공무원들이 임의로 작성한 것이었다. 당연히 청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그래서 그것을 바꾸기 위한 지지서명이나 청원활동 등을 진행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가능성을 본 시간이었다. 활동을 하며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도 내게 정말 큰 자산이다.

김 : 청년활동가라는 직업을 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

황 : 청년활동가라는 직업은, 자신이 추구하는 확실한 목표나 비전이 있어야 하고. 일명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는 것도 아니며. 많은 활동을 하고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바로 (상황이) ’짠‘하고 바뀌는 것도 아니다. 사회적 경제나 스타트업. 사회적 기업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김 : 현재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있는 마을사업의 보완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황 :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있는 마을 사업은 정말 사업을 지원한다. 사업에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행사경비나 강사료, 식비 등을 제외하면 사업의 진행자들에게는 정말 최소한의 인건비만 지급된다. 그렇다보니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씨앗을 심는다는 마음으로 사람, 활동가에 대한 지원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 많아졌으면 한다.

김 :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한다면.

황 : 지금은 청년이지만 나중에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 정착하게 되면, 서울에 있는 많은 커뮤니티, 풀뿌리 모임에 함께 하고 싶다. 특히 공동육아에 관심이 많다. ‘꼭 사람 사는 것 같이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 인(人)도 서로 기대고 있는 모양이지 않나. 모두가 함께 도와갈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바로 ‘사람’이었다. 오늘날에는 사람의 가치를 잊고, 관계를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다.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관계의 범위는 빠르게 확산되었지만 그 온도는 따뜻하지 않다. 청년활동가 황수경 씨는 겨울날의 따뜻한 난로처럼, 추위에 떠는 사람들을 가까이 모아 자신의 온기를 아낌없이 나누는 사람이었다.

 

심해람 메큐업 부대표와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그가 보내 준 답변에서는 청년들을 향한 따스한 애정과 뜨거운 열정이 묻어났다.

푸를래 김상훈 청년기자(이하 ‘김’) : 메큐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심해람 메큐업 부대표(이하 ‘심’) : ‘당신의 [ ]를 이야기하다’, 메큐업이다. 우리는 ‘보통사람도 소중하고 특별하고 아름답다‘는 슬로건을 가진 단체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사람에게, 그들의 삶과 이야기에 조명을 비춘다.

김 : 메큐업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심 :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활동은 세 가지 정도다. 첫째로 ‘꿈을 나누는 무대’가 있다. 꿈나무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가진, 보통 사람들의 강연회다. 강연에 노래와 연극을 더해 일상 속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는 ‘일이삶’ 프로젝트 공연도 있다. 나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보통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사는 사람’ 인터뷰 역시 진행하고 있다. 페이스 북 페이지나 네이버 블로그에서 우리의 활동 내용을 만나 보실 수 있다.

김 : 메큐업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심 : 매 순간이 기억에 남지만,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초창기 시절이 아무래도 기억이 많이 난다. 나와 이석찬 대표는 2013년 6월 말. 군대에서 선후임으로 만났다. 우리는 삶의 방향성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가치관 등이 잘 맞았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보통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강연회를 기획해보자’ 했다. 밤마다 군대 도서실에서 회의하고, 사이버 지식 정보방에서 연사들 대본 받고, 전화로 장소 알아보고. 지금 생각하면 군인들끼리 좌충우돌이 참 많았다. 휴가를 나가서 첫 행사를 했다. 강연회를 기획해본 적이 없던 내가, 군인 신분으로 첫 강연을 했을 때, 정말 그 기분은 설명이 안 된다. 그날 하루 종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하고 중얼거렸다.

두 번째 행사도 메큐업에게는 큰 의미를 가진 행사였다. 내가 전역하고 하는 첫 행사였다. 대전에서 했다. 홍보 포스터도 제작해서 길거리에 붙이고,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고 했었는데. 당일에 청중이 150명이 오셨다.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최다 청중수다. 그때 느꼈다. ‘아, 이건 된다. 보통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러 사람이 100명도 넘게 온다. 이건 된다.’ 하고. 그 날에 받았던 힘과 용기가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던 원동력이다.

김  :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심 : 출발은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우리의 결론은, ‘세상 사람들이 자신이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기 때문이다‘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살아가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 거다. 이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볼까?‘ 싶어졌다. 나와 이 대표 모두 강연이라는 플랫폼을 좋아했고, 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강연이라는 형식을 선택했다. 강연회라는 플랫폼이 매력이 많다. 세상 사람들에게 ’여러분 모두 소중해요!‘ 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김 : 메큐업 활동을 통해 얻는 것이 있다면?

심 : 메큐업의 활동 자체가 보통사람에게 집중하고, 조명을 비추는 활동이다 보니 선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모인다. ‘메큐업은 사랑이다. 메큐업은 사람이다.’라고 항상 자랑하고 다닌다. (우리 사회의 사람들에게) ‘잘 살아가고 있다고. 당신은 소중하다고. 그래서 응원한다.’하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우리 강연은 인생의 답을 알려주는 강연회가 아니다. 인생의 답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 공감하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김 : 활동을 하면서 지원을 받기도 하는지?

심 : 청년허브 등에서 지원하는 청년단체 사업이나 아웃캠퍼스에서도 탑10 동아리로 선정돼서 지원을 받았다. 우리가 청년들이 모인 단체다 보니 경제적인 부분도 많이 신경 쓰이는데, 그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부담을 덜게 되었던 것 같다. 여러 지원 활동들이 지금도 많이 생기고 있는 추세인 것 같아서 굉장히 좋다. 다만 청년들에게 그런 지원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 같다. 조금은 더 홍보가 되면 좋지 않을까. 좋은 일 하시는 분들 많지 않나!

김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심 : 지금은 메큐업의 가치를 그대로 담은 교육 회사를 창업했다. 어떤 문제나 고민들을 살짝은 다른 방향으로 보자는 의미를 담아서 ‘45도랩’이라고 이름을 정했다. 0도도 아니고 90도도 아닌, 45도로 다르게 보면 새로운 방법이나 생각들이 나올 것 같지 않나? 더불어 ‘나다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진로캠프나 주체적인 학습을 해보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 중에 있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색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다.

김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심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분! 많이 힘드실 때도 있고, 지치실 때도 있으시죠?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여러분은 모두 소중하고 특별하고 아름답습니다. 응원합니다!

남들보다 더 나은 것,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이 시대에 평범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메큐업의 이야기는 그 어떤 다른 이들의 이야기들 보다 특별하고, 또 소중했다.청년은 종종 외면당하지만, 때로 사랑받는다. 여기, 청년의 가능성과 가치를 믿는 두 청년활동가가 있다. 두 사람과의 만남이, 이 글을 읽는 당신, 청년에게 기쁨을, 위로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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